동생
오늘, 동생이 일본으로 떠났다.
엄마와 나를 떠나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동생.
하필 출국 전날, 아파버리는 바람에 신경쓰여서 걱정이 많았지만,
무사히 잘 도착했단다. 미리 구해놓은 집에도 잘 가고.
액땜한 것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힘차게! 출발하길 바랄 뿐이다.
사이좋은 자매였던 때보다 티격태격 싸우기 바쁜 자매인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동생이라고, 내가 언니라고 걱정되고 신경쓰인다.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동생을 보낸 첫 날인 오늘, 허전하다.
지난 겨울, 엄마와 동생과 일본여행 다녀왔었다.
엄마는 사람 사는 건 비슷하구나- 싶어서 덜 걱정된다고 하셨다.
말이 통하지 않아 버벅거리는 엄마와 나에게 동생이 구세주나 다름 없었기에,
나도 동생이 일본에서 잘 지낼거라 안심했었다.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이라는데, 동생은 꽤 수월하게 잘 했으니까.
그래도..! 동생은 동생, 언니는 언니.
약간 엄마의 입장에서도 느껴지고..
바쁜 엄마를 대신해 내가 동생을 돌보고 챙긴 시간이 많았으니까.
덩치만 컸지,, 내 앞에서만 큰소리 떵떵치지,, 아직 어리게 느껴진다.
'내 동생이니, 나처럼 잘 할거야! 으하하' 속으로 외치다가도 '에휴..' 걱정걱정.
'벌써 집에 가고 싶어지네'라던 동생의 카톡이 떠오른다.
떨어져있으니 소중함이 느껴지나보다. 내가 느끼고 있듯이..
나도, 동생도, 말은 별로 안하셔도 마음 쓰여하는 엄마도,
모두 한 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약간의 시간이 걸릴 뿐.. 자연스레 천천히.
각자의 상황에 집중하면서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는 그 마음 하나면
앞으로도 우리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서로의 길을 밝혀주고 지켜봐주는 것이 가족일테니.
참, 애틋한 하루다.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