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 회고
2017년 5월의 연휴는 길었다.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대통령 선거일까지-
총 6일을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도 가지고 기분좋게 보냈다.
우선, 가장 큰 수확은 집 정리를 드디어 끝냈다는 것.
4월에 진행되었던 바닥공사, 싱크대공사로 인해 나타난 온갖 먼지가루들을 청소하고 살림살이 정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왜 다들 이사할 때나 공사를 하는건지 알겠다.
살다가 공사하는건 뒷정리하는데 너무나 힘들다.
엄마도 모르고 그냥 이사왔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었으니..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이제라도 공사해서 더 쾌적한 집으로 변한 것도 좋고!
10평대 작은 집이지만 하나씩 고쳐가며 편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돈 열심히 벌고 모아서 이렇게 지출하니 보람도 있고.
싱크대는 어버이날 선물이었는데 엄마가 좋아하셔서 기뻤다.
조금 더 넓어져서 수납공간이 늘어나니 정리하기도 편하고, 나도 정말 좋았다.
그 다음으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
때마침 일하는 가게의 공사로 동생도 쉬고, 세 모녀가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서로 바쁘고 활동시간이 달라서(esp. 동생. 너무너무 야행성이다!) 같이 밥먹은지도 가물가물했는데
같이 청소하고 요리도 하고 같이 맛있게 즐기고 웃고 떠들고 소소한 시간들이 좋았다.
엄마도 좋아하시는 것이 느껴지고,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는 동생도 편히 여기는 것이 느껴지고
가족의 정이라는걸 서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동생이랑은 처음으로 방산시장에 가서 베이킹 재료와 도구들 구경하고 사고
새삼 동생이 엄청 컸다는걸 느꼈다.
덩치만 컸지 5살이나 어리기 때문에 나이만 어른인 애라는 생각이었는데 애가 아니라는걸 느끼기도 했다.
심도있는 대화를 나눠서도 아니고 자연스레 일상 대화를 하다가 느낀 것인데
이런 시간도 우리가 별로 없었구나- 싶어서 앞으로는 톡으로라도 자주 동생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족 온천여행을 갔다.
생각보다 가격이 나갔는데 마침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중이라 50%로 기분좋게 입장!
구름 많은 날씨라 햇빛도 없었고 놀기 적당했다.
워터파크처럼 꾸며진 온천풀장에서 신나게 놀고
마무리로 온천대욕장에서 씻고 개운하게 나왔다.
야외 온천탕에 몸 담그고 시원한 바람을 맞던 순간이 떠오른다.
엄마는 "딸들 데리고 이런데 놀러오니 좋다~ 진작에 자주 올걸. 너무 정신없게만 살았네"하시는데
괜히 마음이 찡해지는 기분-
연휴인지라 바로 옆에 있는 카라반 캠핑이 풀예약이어서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온천 후 노곤함으로 귀가길이 피곤했다.
다음엔 꼭! 1박 온천여행을 준비해서 다시 한 번 가족여행을 떠나야겠다.
당분간은 이렇게 긴 연휴가 없다.
하지만 한 번 이렇게 보내고 나니, 일과 삶의 균형을 잃지 않을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다.
다음 연휴까지, 알찬 하루하루를 위해,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