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nce In A Blue Moon
R.S.D
2017. 12. 19. 13:52
13년 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좋아했고 열심히 시청했다.
과거 회상씬으로 한 장면 어느 재즈바가 나왔는데 알고보니 원스인어블루문이었다.
그 당시엔 그저 느낌이 맘에 들어서 '크면 가봐야지'라는 생각만 스쳐지나듯 했다.
20대가 되고, 재즈를 좋아하는 선배를 따라 처음으로 재즈클럽을 가보았다.
처음으로 마셔본 깔루아밀크, 처음으로 들어본 색소폰 라이브-
(나중에서야 그 멋진 연주자가 이정식씨임을 알았다. 두둥-)
갓 10대를 벗어난 어린 내 눈엔 멋짐 폭발, 신기함 가득
그 여운이 길어 이후로도 종종 재즈음악을 듣게 되었다.
자연스레 재즈클럽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알아갈수록 원스인어블루문은 점점 더 멀리, 높게 보였다.
거리도 멀고, 가격도 비싸고..
(천년동안도나 올댓재즈는 상대적으로 캐쥬얼하고 저렴한 편)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몸?같은 존재였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갈 기회가 생겼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기회라 들떴고 설렜고
음악을 듣는 내내 황홀함도 느껴지고
매우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마음은 매우 따뜻했다.
약간 뒤쪽 테이블이라 음악을 듣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대부분 음악을 귀기울이면서 함께하는 이들과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순간 현실이 아닌 꿈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공연장이었다면,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재즈클럽은 담소와 음식과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임을 느꼈다.
마음 한 켠에 기분 좋은 선물꾸러미 하나 생긴 기분이다.
떠올릴 때마다 행복해진다.
20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