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설 연휴 회고
동생이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1년 동안 새로운 경험들 많이 하고 성장하길 바람과 동시에,
다가올 설 연휴 때는 뭘 할까? 고민에 빠졌었다.
보통 설 연휴 때는 집에서 쉬며 아무 일 없었는데
이번엔 엄마와 나 단 둘이서 오랜만에 조용히 보낼 연휴이기에 알차게 보내고 싶어졌다.
직장인들이 그렇듯 연'휴' 의 쉼도 재충전이라 중요해서(!)
4일 연휴 중 절반은 쉬고 절반은 외출하고 적절히 계획을 했고 컨셉은 '엄마와의 데이트'로 잡았다!
1. 방콕
- 넷플릭스로 영화보기
패딩턴을 보고 함께 미드를 보았다. 외화?! 에 빠진 엄마를 위한 맞춤형 ㅎ
- 설 당일엔 떡국을 먹고 그 외엔 먹고싶은걸 해먹기
와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뱅쇼 등등~
- 곡물팩 하기
기미 잡티를 없애고 환한 피부톤을 위한!
집에 있는 밀가루와 쌀겨가루로 뚝딱 만들어서 서로 발라주고 기념샷도 남기고 :P
(부끄러우니 사진은 흑백모자이크..)
2. 외출
- 영화관 데이트
엄마가 보고싶다고 선택한 영화, '위대한 쇼맨' 을 즐겁게 보았다.
뮤지컬 음악이라 귀도 2시간 내내 호강한, 그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로 엄마도 나도 대만족!
그리고 영화관이 복합몰 내에 있어서 '나온 김에 구경해봐요~'하며 옷가게들로 엄마를 유인? 하고
잘 어울리고 엄마도 마음에 들어하신 예쁜 옷 2벌을 선물로 사드리기도 했다 :)
- 미술관 & 외식 데이트
이 데이트는..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엄마와 내가 해보지 않은, 엄마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다가 서촌이 떠올랐다.
대림미술관에서 마침 페이퍼아트 전시를 하고 있었고 연휴 때 부모님과 관람 시 브모님은 무료인 이벤트를 했다. (럭키!)
그리고 10~15분 정도 걸어가면 맛있는 프랑스 가정식집이 있는걸 떠올렸다.
4년 전인가 마지막 방문했었는데 양파수프가 정말 맛있던 기억이 났고
프랑스음식점을 가보지 못한 엄마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오늘 데이트는 사진을 많이 찍을 코스들이라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셔야해요" 라는 내 말에
엄마도 기대가 되셨는지 평소와 달리 소녀처럼 신경써서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하고 코트도 입고 :)
기분좋게 출발했고 전시회도 즐겁게 관람하셨다.
엄마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내부를 구경하고 메뉴를 고르셨고 다행히 입맛에 맞게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나눠마시면서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함께 사는 가족 사이엔 따로 나눌 이야기가 없고 다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감정, 내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 더 알아가는 그 순간이 정말 좋았고
일부러 한번씩 이런 데이트를 하며
엄마가 외롭지 않게, 내가 있어 든든하단 생각이 들게 해드려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아무튼, 다 먹고 "기분 좋고 맛있게 배불렀다." 는 엄마의 칭찬과 함께 귀가-
올해 설 연휴는 내게
'엄마와 함께 추억을 만드는 즐거움', '엄마와 함께 할 때 돈 쓰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맛을 잘 기억해두자 ;)
그리고 무계획으로 집에서만 뒹굴거릴 때보다 더 컨디션도 좋고 충전도 가득 되어서 많은 보람과 알참을 느꼈다.
적절한 휴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생에 큰 조언을 얻은 경험 같았다!
이 또한 잘 기억해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