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2018년 설 연휴 회고

R.S.D 2018. 3. 2. 21:17


동생이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1년 동안 새로운 경험들 많이 하고 성장하길 바람과 동시에,
다가올 설 연휴 때는 뭘 할까? 고민에 빠졌었다.

보통 설 연휴 때는 집에서 쉬며 아무 일 없었는데
이번엔 엄마와 나 단 둘이서 오랜만에 조용히 보낼 연휴이기에 알차게 보내고 싶어졌다.

직장인들이 그렇듯 연'휴' 의 쉼도 재충전이라 중요해서(!)
4일 연휴 중 절반은 쉬고 절반은 외출하고 적절히 계획을 했고 컨셉은 '엄마와의 데이트'로 잡았다!

1. 방콕

- 넷플릭스로 영화보기
패딩턴을 보고 함께 미드를 보았다. 외화?! 에 빠진 엄마를 위한 맞춤형 ㅎ

- 설 당일엔 떡국을 먹고 그 외엔 먹고싶은걸 해먹기
와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뱅쇼 등등~

  

- 곡물팩 하기
기미 잡티를 없애고 환한 피부톤을 위한! 

집에 있는 밀가루와 쌀겨가루로 뚝딱 만들어서 서로 발라주고 기념샷도 남기고 :P 

(부끄러우니 사진은 흑백모자이크..)


2. 외출

- 영화관 데이트
엄마가 보고싶다고 선택한 영화, '위대한 쇼맨' 을 즐겁게 보았다.
뮤지컬 음악이라 귀도 2시간 내내 호강한, 그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로 엄마도 나도 대만족!
그리고 영화관이 복합몰 내에 있어서 '나온 김에 구경해봐요~'하며 옷가게들로 엄마를 유인? 하고
잘 어울리고 엄마도 마음에 들어하신 예쁜 옷 2벌을 선물로 사드리기도 했다 :)

- 미술관 & 외식 데이트
이 데이트는..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엄마와 내가 해보지 않은, 엄마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다가 서촌이 떠올랐다.
대림미술관에서 마침 페이퍼아트 전시를 하고 있었고 연휴 때 부모님과 관람 시 브모님은 무료인 이벤트를 했다. (럭키!)
그리고 10~15분 정도 걸어가면 맛있는 프랑스 가정식집이 있는걸 떠올렸다.
4년 전인가 마지막 방문했었는데 양파수프가 정말 맛있던 기억이 났고
프랑스음식점을 가보지 못한 엄마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오늘 데이트는 사진을 많이 찍을 코스들이라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셔야해요" 라는 내 말에
엄마도 기대가 되셨는지 평소와 달리 소녀처럼 신경써서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하고 코트도 입고 :) 
기분좋게 출발했고 전시회도 즐겁게 관람하셨다.

대림미술관은 일반 대형 전시관과 달리 작지만 색다르고 자유롭고(사진촬영이 허락됨) 알찬 곳이었기에
처음 와본 엄마는 너무 좋으셨는지 다음에 친구분과 오겠다고 계속 칭찬을 하셨다.

 

이어서 저녁식사를 하러 프랑스가정식집 '엘라디' 로 갔다.
4년만에 갔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따뜻한 분위기가 좋았다.
엄마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내부를 구경하고 메뉴를 고르셨고 다행히 입맛에 맞게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나눠마시면서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함께 사는 가족 사이엔 따로 나눌 이야기가 없고 다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감정, 내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 더 알아가는 그 순간이 정말 좋았고
일부러 한번씩 이런 데이트를 하며
엄마가 외롭지 않게, 내가 있어 든든하단 생각이 들게 해드려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아무튼, 다 먹고 "기분 좋고 맛있게 배불렀다." 는 엄마의 칭찬과 함께 귀가-

  

  

올해 설 연휴는 내게
'엄마와 함께 추억을 만드는 즐거움', '엄마와 함께 할 때 돈 쓰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맛을 잘 기억해두자 ;)
그리고 무계획으로 집에서만 뒹굴거릴 때보다 더 컨디션도 좋고 충전도 가득 되어서 많은 보람과 알참을 느꼈다.
적절한 휴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생에 큰 조언을 얻은 경험 같았다!
이 또한 잘 기억해두자 ;)